최근 주거지역의 노후한 주유소 주변 토양 중 31.6%가 환경오염기준을 초과했다는 뉴스가 보도된 바 있다. 이런 개인사업장뿐 아니라 산업단지나 폐기물 매립지의 주변에도 오염된 토양이 많다.
이렇듯 토양 오염문제가 주요 관심사가 되면서 지난 1997년 토양환경보전법을 시작으로 토양정화라는 새로운 산업이 시작됐다. 현재 우리 나라의 토양정화산업은 선진국에 비해 늦게 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빠른 속도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여기에는 국내 환경정화 업계를 선도하고 있는 ㈜화이젠 임재홍 대표의 노력이 한 몫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9일 대전광역시 대덕구에 위치한 ㈜화이젠 본사에서 만난 임재홍 화이젠 대표이사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재직한 경력을 갖고 있다.
"왜 사업가가 됐냐"는 기자의 질문에 임 대표는 “저성장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삼성, 현대를 이을 새로운 창업기업이 자라나 경제의 버팀목이 돼야 하지만 여전히 내 자식이 선뜻 사업하기를 바라는 부모는 많지 않다”며 “올바르고 정직하게 경영해서 '임재홍처럼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돈을 벌되 정직하게 벌고, 그렇게 번 이익을 직원들과 사회에 나누는 것이 기업의 몫이라고 믿고 있다.
이러한 ‘정도경영’은 ▲토양개량제·친환경농자재 개발 ▲비탈면 녹화사업 ▲중금속 오염지 정화 등 생태 복원 사업을 13년간 하면서 그가 마음에 새긴 경영철학이다.
◇ 충북대 LINC사업단과 '토양 속 중금속 제거 기술' 개발
㈜화이젠은 현재 ㈜한화건설의 지원을 받아 중금속으로 오염된 장항제련소의 토양을 정화하기 위한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리고 충북대학교 LINC사업단과 미생물 개체군의 확대를 이용한 토양의 중금속 제거 기술을 개발했다. 충북대와 개발한 이 기술은 장항제련소를 비롯해 앞으로 다양한 곳의 환경복원에 쓰일 계획이다.
그 동안 국내의 토양정화산업은 화학물질을 통해 중금속의 오염을 제어하는 방법을 사용해왔다. 하지만 ㈜화이젠은 이런 방법이 2차적인 환경오염을 일으키자 친환경적인 중금속 제거의 필요성을 느끼고, 충북대 LINC사업단과 미생물을 이용한 토양정화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위해 충북대 LINC사업단은 지난 5월 5천만원의 연구비를 투자해 한광현 교수와 재학생들을 중심으로 거듭된 미생물 배양실험을 한 결과, 미생물이 토양의 중금속 제거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해냈다. 이는 곧 토양개선제 및 미생물처리제와 같은 제품의 개발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로써 ▲지속가능하고 친환경적인 토양정화 ▲토양정화를 통한 안전한 먹거리 생산 ▲국내 토양정화시장의 활성화 ▲회사의 수익 증대를 통한 전문 인력의 일자리 창출 ▲기술개발에 참여한 연구진들의 전문적인 능력 함양 및 진로 개발 등 다양한 효과가 기대된다.
◇ 충북대를 통해 특허 추가 출원 계획
임 대표는 “미생물의 중금속 제거 기여도에 관한 기술 개발은 화이젠-충북대의 공동 기술 개발 외에는 아직 미개척 분야”라며 “충북대를 통해 특허 1건을 출원하고 지적재산권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임 대표의 ‘정도경영’은 그의 인재관에서도 잘 드러난다.
임 대표는 "우리는 열심히 일하는 직원에게 충분한 복지혜택과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게끔 지원해 근속연수가 10년 이상인 직원이 많다”며 “다른 기업에도 이런 인재양성 문화가 확산되도록 하려면 화이젠이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무조건 임직원들에게 잘해줄 것이 아니라 열심히 일한 직원에게 제대로 보상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더 좋은 인재들이 모여드는 선순환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그래서일까. ㈜화이젠 임직원의 80%는 서울대학교 출신이며 이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14년이다.
그렇다면 임 대표가 지향하는 ㈜화이젠의 청사진은 무엇일까.
임 대표는 “농산업과 식물산업이 융합해 국내 최고의 ‘식물공학(Phytotechnology)’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며 “농산업을 통해 식량생산기지를 확보해 식량 안보 및 시장 변동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식물 산업을 통해 자연환경을 회복하고 생태 공간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企業)의 ‘기(企)’는 ‘사람 인(人)’과 ‘머물 지(止)’를 합쳐놓은 것”이라며 “화학비료가 아닌 퇴비를 이용하는 방식, 즉 임직원의 자생력을 높이는 방식을 통해 사람이 머무르고 사람이 성장하는 기업을 만드는데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